유머건배사는 술자리 분위기를 살리는 미니 스피치입니다. 기본기 삼행시부터 어록, 위트, 시 낭독까지 준비하면 누구 앞에서도 당당해집니다.

오랫동안 저는 무조건 술보다 안주였습니다. 어떤 안주가 나오느냐에 따라 술자리 참석 여부를 결정했고, 안주의 질에 따라 주량도 술맛도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의 연륜이 쌓이면서 뼈저리게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안주보다 술맛을 결정하는 훨씬 더 강력한 무언가가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사람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한마디, 건배사입니다.

왜 건배사가 술맛을 좌우할까요?

모임에서 건배사 제의가 예상될 때마다 뱃속에 나비가 날아다니는 듯 뒤틀리는 긴장감을 누구나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지갑에 술값을 두둑하게 챙겨놓아도 내내 마음에 걸리는 건 내 입에서 나갈 건배사 한마디입니다. 쌈빡한 건배사를 찾아 인터넷을 뒤지지만, 뻔한 삼행시 건배사는 이미 지겹도록 익숙합니다.

건배사는 단순한 말장난이나 찰나의 재미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대중에게 전하는 훌륭한 미니 스피치입니다. 훌륭한 스피치가 철저한 기획에서 나오듯, 건배사 역시 사전에 준비해야 최고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습니다.

먼저 챙겨두면 든든한 기본기 삼행시 건배사

본격적인 스피치형 건배사를 만들기 전에, 기존에 널리 알려진 삼행시 건배사 열 개 정도는 기본 무기로 단단히 장착해 두어야 합니다. 스마트폰 메모장에 저장해두고 수시로 들여다보면 갑작스러운 지목에도 술맛을 앗아가는 참사는 막을 수 있습니다.


위트 있는 건배사로 잔을 부딪치며 웃는 회식 자리


평범해 보이지만 진정성 있는 목소리와 눈빛으로 뱉어내면 꽤 비범한 건배사가 되기도 합니다. 너무 튀지 않고 무난하게 조직에 녹아들며 자신을 지켜야 할 때 유용합니다.

  • 모바일: 모든 바라는 것들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건배하겠습니다.
  • 마무리: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이루자.
  • 사우디: 사나이의 우정은 디질 때까지.
  • 아이유: 아름다운 이 세상 유감없이 살다 가자.
  • 비행기: 비전을 가지고 행동하면 기적을 이룬다.
  • 여보당신: 여유롭고 보람차고 당당하고 신나게 살자.

첫째, 감동의 어록을 활용하는 스피치 건배사

세상에 차고 넘치는 명언과 어록을 술자리 상황에 맞게 엮어 활용하면 지적이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대본을 쓰고 혀끝에서 맴돌 정도로 완벽하게 외워야 하는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괴테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고 인간의 가슴에는 사랑이 있다. 저는 그의 말을 살짝 응용해봤습니다. 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고 내 가슴에는 여러분이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 제가 여러분이 있어! 하면 여러분이 나는 행복합니다로 건배하겠습니다.”

또 다른 예도 있습니다. “만남은 인연이요 관계는 노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만남은 인연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노력입니다. 노력이야말로 스쳐 가는 인연을 단단한 운명으로 만듭니다. 제가 우리 만남은! 하면 인연! 외쳐주시고, 관계는! 하면 노력! 외치면서 건배하겠습니다.”

둘째, 의미를 비틀어 반전을 주는 위트 건배사

짧은 위트에 자신만의 철학이나 긍정적인 의미를 덧입히면 맛깔나는 스피치 건배사가 탄생합니다. 뻔한 단어를 유쾌하게 재해석하는 기법이 특히 효과적입니다.

가족들끼리 즐거운 건배사



“여러분, 서울대, 연고대, 하버드대보다 더 멋진 대학이 있습니다. 바로 들이대입니다. 그런데 이 들이대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대학이 있다고 하지요. 바로 옆에 계신 그대! 입니다. 오늘 제 건배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하면 여러분이 앞에 계신 분과 잔을 부딪치며 그대! 외쳐주세요.”

익숙한 단어를 나만의 언어로 뻔뻔하게 재정의하는 시도도 훌륭한 위트가 됩니다. “인생 최고의 대학은 서울대, 연고대가 아니라 해병대라고 굳게 믿습니다. 병 없이 해피하게 사는 대학입니다. 제가 건강하게! 하면 여러분이 해병대! 외쳐주세요.” 이런 위트 유머는 청중의 감정을 자극해 웃음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논리적인 끄덕임까지 만들어내는 고도의 스피치 기술입니다.

셋째, 짧고 의미 있는 시를 낭독하는 건배사

술자리에서 긴 연설은 죄악입니다. 짧으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길 수 있어야 합니다. 시의 구절 끝에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번지게 하는 위트까지 더해진다면 그 자리는 완벽한 힐링의 장이 됩니다.

“문삼석 시인의 ‘그냥’이라는 시를 참 좋아합니다. 엄만 내가 왜 좋아? 그냥. 넌 왜 엄마가 좋아? 그냥. 저는 올해 우리 만남이 그냥 만나기만 해도,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좋은 만남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만남은! 하면 여러분이 그냥!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조금 더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다면 구상 시인의 시도 좋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오늘 반갑고 고맙고 기쁜 이 훌륭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담아, 시방 이 자리가! 하면 여러분은 꽃자리여! 로 화답해주시며 건배하겠습니다.”

유머건배사, 오늘부터 이렇게 준비해보세요

  1. 기본기 삼행시 건배사 3~5개를 스마트폰 메모장에 저장해둔다.
  2. 평소 좋아하는 명언이나 어록 하나를 골라 상황에 맞게 응용해본다.
  3. 익숙한 단어를 나만의 의미로 재정의하는 위트 문장을 만들어본다.
  4. 마음에 드는 짧은 시 한 편을 골라 마지막 화답 구호를 정해본다.
  5. 완성한 건배사를 거울 앞에서 소리 내어 여러 번 연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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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건배사는 얼마나 길게 준비해야 하나요?

술자리에서 긴 연설은 오히려 분위기를 무겁게 만듭니다. 도입, 핵심 문구, 화답 구호까지 30초 안팎으로 끝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삼행시 건배사와 스피치형 건배사, 어떤 것부터 준비해야 하나요?

먼저 삼행시 건배사 몇 개를 기본기로 익혀두고, 여유가 생기면 어록·위트·시 낭독 같은 스피치형 건배사로 확장하는 순서를 권합니다.

같은 건배사를 여러 자리에서 반복해도 되나요?

같은 청중이 아니라면 괜찮습니다. 다만 자주 만나는 모임에서는 반응을 살펴가며 새로운 버전으로 조금씩 변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명언이나 시를 인용할 때 저작권 문제는 없나요?

구두로 짧게 인용하는 건배사는 통상적인 인용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다만 문서나 자료로 배포할 때는 출처를 함께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건배사를 하다가 실수하면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요?

당황하지 말고 가볍게 웃으며 넘기면 됩니다. 완벽한 전달보다 진정성 있는 태도가 청중에게 더 오래 남습니다.